매년 연말정산 시즌이 되면 "나는 병원도 별로 안 갔는데 공제받을 게 있나?"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 역시 사회초년생 때는 큰 병이 아니면 의료비 공제는 남의 일이라고 생각했었죠. 하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시력 교정용 안경, 콘택트렌즈, 심지어 산후조리원 비용까지 모두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황금 항목'이었습니다. 더 중요한 사실은 이런 항목들은 국세청 홈택스 간소화 서비스에 자동으로 뜨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즉, 내가 챙기지 않으면 그냥 허공으로 날아가는 돈이라는 뜻이죠. 오늘은 2026년 연말정산을 앞두고, 자칫하면 놓치기 쉬운 '숨은 의료비' 찾는 법과 반드시 챙겨야 할 증빙 서류에 대해 낱낱이 파헤쳐 드리겠습니다. 귀찮다고 넘기지 마시고 딱 3분만 투자해서 환급금을 챙겨가세요.

1. 의료비 공제의 첫 관문: 총급여의 3%
의료비 세액공제를 받기 위해서는 먼저 넘어야 할 문턱이 있습니다. 바로 '총급여액의 3%'입니다. 신용카드 공제가 25%였다면, 의료비는 3%를 초과해서 지출한 금액부터 공제가 시작됩니다.
- 총급여의 3%: 150만 원
- 상황 A: 1년 병원비가 100만 원 → 공제 불가 (0원)
- 상황 B: 1년 병원비가 200만 원 → 3%를 초과한 50만 원에 대해 15% 세액공제
※ "어? 나는 3% 안 넘을 것 같은데?"라고 포기하지 마세요. 본인뿐만 아니라 부양가족(부모님, 자녀, 배우자)의 의료비를 모두 합산할 수 있기 때문에 의외로 쉽게 넘길 수 있습니다.
2. 홈택스에 안 뜬다? 꼭 따로 챙겨야 할 4가지
병원이나 약국 이용 내역은 대부분 자동으로 전산 처리가 되지만, 아래 항목들은 구입처에서 국세청으로 자료를 넘기지 않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이럴 땐 여러분이 직접 영수증을 챙겨서 회사에 제출하거나, 5월 경정청구 때 반영해야 합니다.
① 시력 교정용 안경 및 콘택트렌즈
라식이나 라섹 수술비는 병원비라 자동 조회되지만, 안경점에서 맞춘 안경과 렌즈는 누락되기 쉽습니다. 1인당 연간 50만 원 한도 내에서 공제가 가능합니다. (선글라스는 도수가 있어도 불가능하니 주의하세요!)
[챙길 것] 안경점에 방문하여 '연말정산용 시력 교정 확인서' 또는 영수증 발급 요청.
② 산후조리원 비용
출산 가구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총급여 7,000만 원 이하 근로자라면 출산 1회당 200만 원까지 공제받을 수 있습니다. 산후조리원은 의료기관이 아니어서 자료 제출 의무가 느슨할 수 있으니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③ 보청기 및 장애인 보장구
보청기, 휠체어 등 장애인 보장구 구입 비용이나 임차(렌탈) 비용도 공제 대상입니다. 의사의 처방전과 판매처의 영수증, 의료비 부담 명세서가 필요합니다.
④ 난임 시술비 (공제율 대폭 상향)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난임 시술비는 공제율이 무려 30%~45%(2026년 기준 정책 확인 필요)에 달합니다. 일반 의료비(15%)보다 혜택이 훨씬 크므로, 만약 홈택스에서 '일반 의료비'로 분류되어 있다면 병원에서 '난임 시술 확인서'를 발급받아 별도로 수정 제출해야 손해를 보지 않습니다.

3. "부모님 소득 있어도 됩니다" (중요 ⭐)
이 부분이 오늘 글의 하이라이트입니다. 보통 인적공제(기본공제)를 받으려면 부모님이 만 60세 이상이어야 하고, 소득도 100만 원 이하여야 한다고 지난 글에서 말씀드렸죠?
하지만 의료비 세액공제는 '나이'와 '소득' 요건을 전혀 보지 않습니다.
- 시골에 계신 부모님이 소득이 조금 있어서 인적공제는 못 받더라도, 자녀가 부모님의 수술비나 병원비를 대신 결제했다면 그 금액은 자녀가 의료비 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 대학생 자녀(만 20세 초과)의 의료비도 부모가 공제받을 수 있습니다.
- 단, 형제자매가 나눠서 낼 경우, '실제로 의료비를 부담한 사람'이 공제를 받습니다.
많은 분이 헷갈려 하시는데, 병원비를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로 결제하면 어떻게 될까요?
- 의료비 세액공제 대상이 됩니다.
- 동시에 신용카드 소득공제 대상도 됩니다.
4. 이건 절대 안 돼요! (실수 방지)
아무리 병원에서 돈을 썼어도 공제가 불가능한 항목들이 있습니다. 이를 모르고 신청했다가는 추징금을 낼 수도 있으니 주의하세요.
| 구분 | 내용 |
|---|---|
| 실손보험금 수령액 | 보험회사로부터 돌려받은 병원비는 내가 낸 돈이 아니므로 공제 대상에서 반드시 제외해야 합니다. (가장 많이 적발되는 사례) |
| 미용/성형 수술 | 치료 목적이 아닌 성형수술, 보톡스, 모발이식 등은 공제 불가 |
| 건강기능식품 | 약국에서 샀더라도 의약품이 아닌 비타민, 홍삼 등은 불가 |
| 해외 의료비 | 외국 병원에서 지출한 의료비는 공제 불가 |
자주 묻는 질문 (FAQ)
Q. 맞벌이 부부입니다. 의료비는 누가 몰아주는 게 좋나요?
A. 의료비는 '총급여의 3%'를 넘겨야 한다는 조건 때문에, 일반적으로 소득이 적은 배우자에게 몰아주는 것이 유리합니다. 급여가 적을수록 3% 문턱이 낮아지기 때문이죠. 단, 소득이 너무 적어서 낼 세금 자체가 '0원'이라면 몰아줘도 환급받을 게 없으니, 결정세액을 고려하여 전략적으로 선택해야 합니다.
Q. 간병비도 공제되나요?
A. 아쉽게도 2026년 현재까지 사적 간병인 고용 비용은 의료비 세액공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다만, 병원에서 제공하는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이용료는 의료비에 포함되어 공제 가능합니다.
마치며
의료비 세액공제는 본인이 아프지 않았더라도, 부양가족의 병원비까지 합산할 수 있어 환급 효과가 매우 큰 항목입니다. 특히 안경이나 산후조리원처럼 별도로 챙겨야 하는 영수증이 있다면 지금 당장 지갑을 확인해 보시거나 해당 기관에 전화를 걸어보세요. 귀찮음을 이겨내는 순간, 여러분의 13월의 월급은 더욱 두둑해질 것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자취생과 무주택 직장인들의 가장 큰 관심사, '월세 세액공제'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