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연말정산 환급액을 확인하고 실망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분명 매주 교회에 헌금도 하고, 유니세프 정기 후원도 하고 있었는데 환급액에는 거의 반영이 안 된 것 같았거든요. 알고 보니 '종교단체 기부금'은 국세청 홈택스에 자동으로 뜨지 않는 경우가 많아 직접 영수증을 챙겨야 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습니다. 부랴부랴 행정실에 전화해서 팩스로 받고 난리도 아니었죠.
저처럼 "좋은 일 했으니 알아서 해주겠지"라고 생각하다간 큰코다칩니다. 게다가 요즘은 '고향사랑기부제'처럼 내 돈 한 푼 안 쓰고 답례품까지 챙기는 '혜자 정책'도 있어서 모르면 손해입니다. 오늘은 기부금 영수증 똑똑하게 챙기는 법부터, 한도를 넘겨 기부했을 때 세금을 나눠서 돌려받는 '이월 공제' 비법까지 완벽하게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1. "내가 낸 기부금은 얼마짜리?" 종류별 공제율
기부금이라고 다 같은 기부금이 아닙니다. 누구에게, 어디에 기부했느냐에 따라 돌려받는 비율이 천차만별입니다. 2026년 연말정산 기준으로 가장 많이 해당되는 항목들을 정리했습니다.
| 구분 | 대상 (예시) | 공제율 및 한도 |
|---|---|---|
| 정치자금 | 정당, 후원회 기부 | 10만 원까지 100/110 세액공제 (10만 원 내면 9만 원 환급) |
| 고향사랑 (강추 ⭐) |
지자체 기부 | 10만 원까지 100% 전액 공제 + 30% 답례품 제공 |
| 법정기부금 | 국가, 수재의연금 등 | 1,000만 원 이하: 15% 1,000만 원 초과: 30% |
| 지정기부금 (종교 등) |
교회, 절, 사회복지법인 | 소득 금액의 10%~30% 한도 공제율은 동일 (15%) |
2. 10만 원 내고 13만 원 받기: 고향사랑기부제
아직도 안 하신 분이 있다면 지금 당장 하셔야 합니다. 이건 세금을 깎아주는 수준이 아니라 돈을 벌게 해주는 제도거든요.
- 원리: 내가 사는 곳(주소지)이 아닌 다른 지자체에 10만 원을 기부하면, 연말정산 때 10만 원 전액을 세금에서 깎아줍니다. (결국 내 돈 0원 지출)
- 혜택: 기부한 지자체에서 기부금의 30%인 3만 원 상당의 답례품(한우, 쌀, 지역 상품권 등)을 선물로 줍니다.
- 결과: 내 돈 0원으로 3만 원짜리 선물을 받는 셈입니다.
'고향사랑e음' 사이트에서 온라인으로 간편하게 기부하고, 국세청 홈택스로 자료가 자동 전송되니 영수증 챙길 필요도 없습니다.

3. 종교단체 기부금: "자동으로 안 떠요!"
교회나 성당, 절에 낸 헌금은 국세청 연동이 안 된 경우가 태반입니다. 1월 중순에 홈택스를 열어봤는데 기부금 내역이 '0원'이라면 즉시 아래 절차를 밟으세요.
- 해당 종교단체 사무실에 '기부금 영수증' 발급 요청.
- 단체가 국세청에 등록된 곳인지 확인하기 위해 '고유번호증 사본'도 함께 요청. (회사 제출 시 필수)
- 발급받은 서류를 회사 연말정산 담당자에게 제출하거나, 5월 종합소득세 신고 때 직접 입력.
"제가 올해 소득이 적어서 낼 세금도 별로 없는데, 기부를 너무 많이 했어요. 이거 그냥 날리는 건가요?"
절대 아닙니다! 기부금 한도를 초과해서 공제받지 못한 금액은 다음 해로 넘겨서(이월) 공제받을 수 있습니다.
- 이월 기간: 최대 10년까지 가능합니다.
- 방법: 회사에 "작년에 못 받은 기부금 이월해서 공제해주세요"라고 요청하거나, 기부금 명세서 작성 시 '해당 연도 기부금액'이 아닌 '전년도 이월액' 란에 기입하면 됩니다.
4. 백수 자녀, 은퇴한 부모님이 낸 기부금은?
의료비처럼 기부금도 부양가족이 낸 것을 합산할 수 있습니다. 단, 조건이 있습니다.
- 나이 요건: 상관없음. (대학생 자녀도 가능)
- 소득 요건: 부양가족의 연 소득 금액이 100만 원 이하여야 함. (소득이 있는 배우자가 낸 기부금은 내가 공제받을 수 없음)
즉, 소득이 없는 어머니가 절에 다니시며 낸 불전함 비용도 영수증만 있다면 직장인 아들이 공제받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ARS나 문자로 낸 기부금도 되나요?
A. 방송을 보다가 ARS로 낸 성금도 통신사 요금 고지서 영수증이 있다면 법정기부금으로 공제 가능합니다. 통신사 홈페이지에서 '기부금 영수증'을 따로 출력할 수 있습니다.
Q. 기부금 영수증을 허위로 받으면 어떻게 되나요?
A. 가끔 백지 영수증을 주거나 금액을 부풀려주는 곳이 있는데, 걸리면 가산세 40% 폭탄을 맞습니다. 국세청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이 생각보다 정교하니 정직하게 신고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마치며
기부는 나눔의 기쁨을 주지만, 연말정산에서는 세금을 줄여주는 강력한 무기가 됩니다. 특히 고향사랑기부제는 안 하면 손해인 제도이니 올해가 가기 전에 꼭 참여해 보시길 바랍니다. 또한 교회나 절에 다니신다면 이번 주말에 잊지 말고 행정실에 들러 영수증을 챙겨오세요. 종이 한 장이 13월의 월급을 결정짓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중소기업 청년이라면 필독해야 할 '소득세 90% 감면' 제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